나무로 사는 이야기

나무를 다루고, 나무를 통해 많은것을 이야기 해봅니다

  • 2024. 4. 22.

    by. 봄날의 호수

    목차

       

      수공구 대패는 빌려주지도 않는게 기본이고, 빌려달라고 하지 않는게 매너 입니다. 그냥 알아둬야 하는 목공예절 입니다.

      나무를 이용해서 무엇가를 만들고자 할 때, 목재의 면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표면 가공이나 다듬을 때 사용하는 도구가 대패 입니다. 

       

      대패의 오랜 역사

       

      대패는 목재의 재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원하는 형태로 깎는 수공구 입니다. 인류의 존재 이후 도구를 발명하면서 나무를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들고 가공한 역사를 거슬러 본다면, 아마 도끼에서 유래되어서 발전했다고 추정되는 걸로 압니다. 대패는 크게 두종류로 구분해서 말할 수 있는데, 서양대패와 동양대패로 나뉩니다. 하지만 나무를 깎는 용도는 동일하구요.

       

       

       

      밀어서 나무를 깎는 서양대패
      밀어쓰는 서양대패의 형태

       

      밀어서 쓰는 서양대패

      미는 힘으로 나무의 표면을 깎는 방식의 대패를 우리는 서양대패라고 부르고 있어요. 요즘 젊은 감성의 목공인들은 서양대패를 더욱 많이 사용하는 분위기 이기도 합니다. 대패집이라고 부르는 대패의 몸체가 주물로 되어 있어서 변형도 없고, 관리가 동양대패에 비해 쉽기 때문이죠.

       

      고대 이집트와 로마시대를 거쳐서 위와 같은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해 온 서양대패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3대장 브랜드가 있어요. 스탠리(Stanley), 베리타스(Veritas), 리닐스(Lie-Nielsen) 

       

      미는 방식이 꼭 서양에서만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조선시대에도 미는 대패가 존재 했다고 하구요, 18세기 김홍도의 즙와도라는 작품에서 미는 대패를 사용하는 목공인을 그림에 넣어 작품을 남겼다고 합니다.

       

      동양에서의 미는 대패는 중국식 대패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사용된 미는 대패도 중국으로부터 전해진걸로 추정됩니다.

       

       

      당겨서 쓰는 동양대패

      동양 목공의 전통은 일본의 기술이 전해져 온 것들이 참 많습니다. 현재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되는 동양대패(일본대패)는 무로마치시대(15,16세기)에 중국과 한국을 통해 전해졌던 밀어서 쓰는 방식의 대패를 일본 문화의 작업환경에 맞게 끌어 당기는 식으로 발전시켜온 것입니다. 근대화 시기에 서양대패의 덧날이라는 사용 방법을 도입하게 되면서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어미날과 덧날의 조합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당겨서 쓰는 동양대패
      당겨쓰는 동양대패의 형태

       

       

      대패의 기본

      덧날의 역할

      중국으로 부터 전해진 대패는 홑날대패 였습니다. 날이 한개로 구성된 대패의 형태라는 말이죠. 그런데 대패질을 할 때 엇결 방향으로 대패질을 할 경우 목재면에 거스러미가 일어나거나 뜯어지는 현상이 자꾸 발생하게 된겁니다. 한마디로 결이 고운 고급스러운 목재를 만들어 내기가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목재의 면이 일정하지 않으면, 치수오차도 심하고 완성품의 면이 곱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죠.

      일본의 대패 문화 발전의 경우 유럽에서 덧날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홑날대패의 엇결방향 대패질을 하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결함을 덧날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

       

       

      동양대패의 형태
      대팻날(어미날)과 덧날의 조합

       

       

       

      대팻날(어미날)은 나무 재질에 따라 날을 연마 하는데 일반적인 각도는 20~35도 정도로 연마를 하고, 덧날은 50~60도 각도로 연마를 해서 2단각으로 형성시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엇결방향의 목재를 대패질 할 때, 덧날이 대팻밥을 배출할 때 꺾어주면서 목재 섬유의 뜯김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좌 : 홑날의 엇결 대패질 / 우 : 겹날의 엇결 대패질

       

       

      당겨쓰는 방식의 동양대패는 대팻날(어미날)과 덧날의 연마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팻집의 수정도 까다롭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어서, 요즘 목공방에서는 주물로 된 대패집을 가지고 있는 서양대패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대패 관련하여, 서양대패와 동양대패의 구분하는 큰 특징을 기록해 봤습니다.

      대패에 빠진 사람들은, 대패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한다고 할 정도로 연마하고, 다듬어서 나만의 소중한 공구를 만들고 있어요. 주변에서 대패관련 교육 또는 세미나를 빠짐없이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고, 한국과 일본의 교류 목적의 대패밥 얇고 길게 뽑아내는 대회도 있다고 하지요. 매력있는 수공구라는 점은 확실합니다.